중용 제12장 12-3. 詩云: "鳶飛戾天, 魚躍干淵"言其上下察也. 시운 : "연비여천, 어약간연." 언기상하제야
12-3. 시는 말한다: "솔개는 치솟아 하늘에 다다르고, 고기는 연못에서 뛰어 오른다." 이것은 그 도가 위와 아래에 모두 찬란하게 드러남을 은유한 것이다.
옥안 : 자사의 시대에 시를 "시경"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므로 『시경』이라고 번역하지 않았다. 인용문은 현존하는 『시경』의 대아 「한록」편 제 3장 제1·2구이다. 시의 인용은 시의 원래적 맥락과 크게 상관이 없다. 노래구절을 단장취의적으로 인용하여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방편으로 활용하는 노래가사의 급작스러운 인용은 자사의 천재적인 발상을 드러내주는 일종의 재즈라고 말할 수 있다. 솔개의 날음과 물고기의 뜀을, 비와 은에 맞추어 해석한다든가, 그 문구에 대한 도덕적 함의를 부여하는 구질구질한 해석들은 모두 부질없는 주석가들의 말장난일 뿐이다. 솔개의 날음이든, 물고기의 뚜미이든 모두 그것은 우주에 찬연히 가득찬 생명의 약동을 가리키는 것이다.
"연비"의 "비"와 "어약"의 "약"을 합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비약"이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그 본래의 뜻은 월권이나 지나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에 가득찬 생명의 도약, 약동, 약진의 힘을 묘사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고요한 산골, 새벽안개가 자욱한 연두빛 연못에서 싱싱한 비늘 하나하나가 찬연하게 먼동의 햇살을 반사하면 안개를 가르고 튀어오르는 물고기의 도약을 목격한 체험이 있는 사람은, 물질의 하향, 즉 엔트로피의 증가를 거부하는 생명의 창진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가슴으로 뿌듯하게 느껴보았을 것이다. 그것은 기계론이나 목적론을 거부하는 생명의 포스이며 이질성을 통합하는 집중의 폭발적 힘이다. 자사가 말하려는 중용의 우주는 바로 이러한 생명의 포스가 충만한 우주이며, 그것은 바로 부부의 어리석음으로 구현 될 수 있는 군자지도의 세계이다. 왜냐하면 부부의 결합 잧가 음양의 만남이며 창조이며 변화이며 창진이기 때문이다. 천지의 창조성이 없다면 근원적으로 하나님도 운운할 수 없다.
"상하"를 말한 것은 천지론적 코스콜로지를 깔고 있다. 나는 빌리할러데이가 부르는 『섬머타임』을 따라부를때마다, 그 속에 있는 "Fish are jumping"이라는 가사의 의미야말로 이 『중용』의 뜻을 정확하게 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주희옥안 : "鳶"은 여전 반이다. "시詩"는 대아 「한록」편이다. "연鳶"은 솔개류이다. "려戾"는 다다른다는 뜻이다. "찰察"은 드러난다는 뜻이다. 자사는 이 노래를 인용함으로써, 천지간에 만물이 화육유행하여 상하에 밝게 드러남이 이 리의 작용이 아님이 없음을 밝히셨으니, 이것은 이른바 "비費"를 말한 것이다. 그러나 그 소이연은 우리이 감관의 견문이 미칠 수 있는 바가 아니니 그것은 이른바 "은隱"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이 한 구절은 자사께서 사람들에게 꼭 알리고 싶어서 긴요하게 강조한 대목이니 그것은 생명의 발랄함이 넘치는 모습을 기술한 것이다." 독자들은 이러한 정자의 말씀에 생각을 깊게 해보아야 할 것이다.
장구옥안 : 비와 은을 용과 체의 개념으로 일관되게 해석하고 있으며, 체를 현상의 배후에 있는 소이연의 세계로 간주하고 있다. 과도하게 이념적인 해석이다.
중용 제12장 12-4. 君子之道, 造端乎夫婦, 及其至也, 察乎天地. 군자지도, 조단호부부, 급기지야, 찰호천지.
12-4. 군자의 도는 부부간의 평범한 삶에서 발단되어 일어지는 것이니, 그 지극함에 이르게 되면 하늘과 땅에 꽉 들어차 빛나는 것이다.
옥안 : 매크로한 세계와 마이크로한 세계가 하나로 융합되고 지고한 세계와 평범한 하나로 통합되며, 천지간에 가득찬 생명력의 압축태로서 부부의 일상적 체험이 묘사되고 있다. 부부야말로 천지의 시작이며 완성이다. 이것은 유교적 인간관의 보편주의의 최극상의 표현이다. 어느 철학체계도 부부의 윤리를 이러한 경지에까지 승화시키지는 못했다. 『중용』의 부부론은 21세기 사상사의 새로운 지평에서 재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소외의 본질적인 극복의 한 시각으로서, 소통이성의 근원적인 한 장으로서.
주희장구 : 結上文결상문. 윗 글들을 총결짓고 있다.
여기까지가 제12장이다. 본 장은 자사의 말인데, 대체로 제1장에 나오는 "도불가리道不可離"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하의 여덟 장, 즉 제13장부터 제20장까지는 공자의 말씀을 잡스럽게 인용하여 제12장의 주제를 다시 밝혀나고 있다.
장구옥안 : 주희는 본 장을 수장의 "도불가리道不可離"의 주제를 해설한 것으로 보고, 이하 8장은 제12장의 부연설명으로 보고 있다. 주희의 분장체계에 관한 독특한 관점이다. 주희에게 있어서 수장, 12장, 21장, 33장의 네 장은 전편의 벼리노릇을 한다. 그래서 그 장들의 설명은 큰 글씨로 편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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