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아! 미안하다!! 지랄해서 (5)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도 무릎 구부러지는 미미인형 갖고 싶다고 82년생 김지영이 영화까지 흥행을 하면서 돈벌이를 할 때 난 속으로 외쳤다 니가 82년생이면 난 격동의 81년생이다!! 한해 하루가 중요한 한국에서의 호구조사 정신은 이럴때 발휘되나보다. 강원도 원주. 난 이 깡시골에서 살면서도 이상하게 무슨 자신감인지 내가 시골공주인줄 알았다. '곧 나를 구출해줄 궁에서 사신들이 도착하리라 그것도 아니면 안드로메다(아는 행성이라고는 여기밖에 없었던지라...) 말머리 성운에서 우리엄마가 나를 데리러 언젠간 올테니 그때까지 이 인간종족들이 나를 구박해도 밥잘먹고 버텨야지' 이딴 근거없는 권익숙 외계인설을 만들며 하루하루 버텨나갔다. 이렇게 버티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목소리 크고 동네에서 욕을 제일 잘하시는 우리 할머니 박분남여사 덕이었다. 항상 나의 이름은 권씨가 .. 야 너 목에 때끼었다. 얼룩무늬 전투복과 조금씩 친숙해지고, 밤마다 닫히는 '철문'도 익숙해질 때 즈음... 추운 날 밖에서 얼차려 받을 때 요령도 생기기 시작했다. 얼룩무늬 전투복, 야상을 최~대한 손바닥 끝자락까지 끌어내려 추운 시멘트 작은 돌덩어리들로부터 나의 손바닥을 보호해주는 요령, 총기를 잡으니 손가락 끝이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손끝이 닿지 않게 총기 잡는 요령, 얼차려에 익숙해진 건지, 요령이 늘어난 건지는 모르지만 근육들도 조금 덜 힘들어지고, 닫히는 철문의 일정도 주기적으로 매일이던 것이 이틀의 한 번 꼴로 눈치 있는 불침번의 사인으로 나도 모르게 눈치가 생기기 시작했다. 좋은 것인지 슬픈 것인지... 나름 좋아졌다고 스스로를 안정시키고 위로했다. "집합 3분 전"이 몸에 베인 후 하루에 7번씩 옷을 갈아입으며 .. 아... 두통이 가시질 않아 후보생 입대 첫날... 싸들고 온 보따리에서 하나하나 검열을 받으며, 25년 삶에 자유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이며, 여기에서 왜 이렇고 있는거지? 별별생각이 다 들었다. 왜 우리는 저 저승사자 같은 뇨자(?)한테 내 뒤로는 80여 명의 20대 중반의 대학을 멀쩡하게 졸업하고 나름 지성인이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각자 싸들고 온 가방을 열어 가격에 꼭 맞춘 이니스자유, 미쇼 같은 저가의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였다. 조금 비싼 가격의 화장품 브랜드를 가져온 모 동기의 떨리는 손과 어디에 둘지 모르는 동공을 느끼며 우리는 화장품이며 팬티며 생리대 하나까지 꺼내 보이며 '왜'라는 스스로에게 첫 질문을 던졌다. 몰래 눈썹깍는 칼이라도 하나 들여온 동기생은 걸리지 않은 사실에 마냥 통쾌해하며 혹시 모를 나의 모나리자 .. 철문닫아~~!! 2005년 경북 영천 3사관학교. 합격증과 함께 향한 입대장소는 생전 처음 온 3사관학교 역시 군입대 논산훈련소 앞 좌판에는 여러가지를 팔고 있었다. 군인은 시간이 생명이라며 2,3만원짜리 전자 손목시계며, 메모는 생명이다라며 손바닥만한 수첩이며 신묘하기도 하고 생경스럽기도 하고 아마 물건들보다 내가 이런 물건들을 사야하는 신분이 되었다는 사실이 더 나를 생경스럽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물건이 없으면 내가 무슨 낙오자나 고문관으로 찍혀 고생하고 혼만나다 끝나지 않을까 걱정에 걱정을 하시는 부모님께 필요 없다며 강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짤뚱하게 자른 머리를 한 20대 중반의 여자, 남자들이 부모님과 삼삼오오 어색하게 표지판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강당을 경직되다 못해 텅 빈 학교 정원을 블랙홀로 빨려.. 남자친구에게 15년 전 고백한 말... 나... 군대가... 2000년 1월 1일.... 1999년 12월 31일 11:59:50 세상은 밀레니엄 버그라는 지금은 너무나 촌스러워진 단어가 지금의 코로나 만큼이나 무서운 공포로 다가오던 그 날 밤... 나도 세상이 변화는 없겠지만 컴퓨터에서 금바이라도 거대한 벌레가 튀어나오는 줄 알았던 그 시절 그리고 다음날 연도의 맨 앞자리가 바뀌면 마치 지구가 거꾸로라도 돌듯, 아님 빙하기가 다시 찾아돌 듯한 그런 기분으로 잠이 들었드랬다. 그렇게 난 밀레니엄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말 산소같은 여자도 아니고 산소학번으로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줄 알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수능은 망쳤고, 나의 고3 겨울은 너무나 춥고 슬펐다. 역시 노력하지 않고 마음을 열지 않는 자에게 사회는 똑같은 대우로 돌아왔다. 대학생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