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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준비 안된 학부모 일기

코로나19는 정말 많은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내가 8살 국민학교 입학시절은 온동네가 떠들썩했다.
외할머니는 자식들이 챙겨주는 용돈을 잘 모아놓으셨다 고쟁이 비상주머니에 고이 모셔두었던 쌈지돈으로 당시 최고 유행 요술공주 밍키 책가방을 선물로 사주셔고,
여기저기서 책사서 열심히 공부하라며 용돈도 챙겨주셨드랬다.
그런분위기에 들떠 나도 1학년이 되면 정말 많은게 바뀌었다.
그런데 불과 30여 년뒤...
내딸 만복이는 1학년에 입학시키는 기분도 못느낀채
딸랑 문자하나로 준비물 목록을 받고는 그걸로 끝이다.
입학식 참석은 커녕, 행사 자체도 없는듯 하다...
땀이 이마에서 뚝뚝 떨어져도
마스크를 벗어서는 안되고
바깥 외출도 다유롭지 못한 시절에 태어나
불쌍하다 못해 처참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명색이 학부모인데 준비물도 제대로 못챙기고
기분도 못내는 이 애미는 그저 장난감으로 그 미안함을 대체한다.
당연시 되었던 모든 일상과 설레임은 그저 과거의 역사자료쯤으로나 대리 느낌을 어림짐작하고
어른들은 추억을 되새겨보는 그정도로 전락했다...
일상은 무너졌고, 생활은 2중 3중 보호막을 쒸운채 비닐하우스 같이 변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축하해 내딸
20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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